이영표 "후반에 허기진 것도 처음"

손님상 2005.04.14 21:55 조회 수 : 244

PSV 에인트호벤에서 활약중인 이영표가 8강 2차전 경기가 끝난 뒤 매니지먼트사와 인터뷰를 가졌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한국인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했다. 소감은?

“기분이 너무 좋다. 한국인 최초로 4강에 들었다는 생각보다는 우리팀이 정말 엄청난 대회인 챔피언스리그 4강에 들었다는 게 생각할 수록 기쁘다.”

-현재 몸상태는?

“경기수가 많이 피곤한 상태지만 괜찮은 편이다. 허리 근육통 정도의 잔부상 뿐 큰 부상은 없다.”

-리옹전을 앞두고 히딩크 감독이 본인한테 특별히 지시한 것이 있었나?

“특별한 지시는 없었다. 하지만 팀 미팅 때 베스트 11 배치도를 그리면서 팀 전술을 설명할때 내 위치가 오른쪽 윙백보다 상당히 전진해서 그려져 있었다. 네덜란드 리그때도 이런 상황이 대부분이다. 특별한 주문은 없지만 미팅 때의 이런 설명은 내게 공격적인 플레이에도 신경을 쓰라는 주문을 하는 것이다. 물론 수비를 소홀히 할 수도 없다. 감독님은 내 스타일이 공격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또 이런 부분을 좋아하는 것 같다. 다른 선수들이 내가 공격할 때의 공백을 잘 메워주는 것도 감독님의 팀 미팅 때의 설명에 바탕을 둔 때문이다.”

-경기 뒤 히딩크 감독이 본인에게 한 말은?

“감독님은 선수 모두를 돌아가면서 포옹해줬고 일일이 수고했다고 칭찬했다. 선수들도 서로 껴안고 축구했다. 경기 직후 20분 정도 운동장을 돌면서 세러모니를 했는 데 그 기쁨은 말할 수 없을 정도다. 홈 관중들도 거의 모두 30여분 동안 자리를 뜨지 않고 서로 얼싸안고 박수를 치고 함성을 지르면서 축제 분위기를 만끽했다. 꿈같은 추억이 또하나 생겼다.”

-어제 경기에서 가장 어려웠던 상황은?

“최근에 경기수가 많아 피곤한 상태였는데 이날 비가왔고 연장전까지 이어지면서 체력적으로 무척 힘들었다. 후반전이 끝난 후 허기가 져서 바나나를 먹을 정도였다. 네덜란드 진출 후 연장전에서 승부차기는 처음이었고 후반후 허기가 진 것도 처음이었다.”

-리옹의 세계적인 사이드 어태커 고부를 완벽에 가깝게 막아냈다. 사전 준비는 어떻게 했나?

“고부는 세계 정상의 전력을 갖춘 프랑스의 국가대표다. 나보다 팬들이 더 잘 알만한 선수다. 또한 리옹은 현재 프랑스 리그에서 2위와 승점차가 10점이 넘게 날 정도로 독주하고 있는 최강팀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눅이 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고부에 대한 특별한 준비보다는 내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고 내가 가진 플레이를 100% 하려는 데 집중했다. 챔프리그에서 상대했던 세계적인 공격수도 모두 이렇게 상대해왔다. 한가지 덧붙이자면 직접 상대해보니 고부는 정말 좋은 선수였다.”

-승부차기 때 월드컵이 생각나진 않았는지

“승부차기 당시엔 오직 이겨야 한다는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 그런데 경기가 끝나고 나중에 생각해보니까 월드컵 때 8강전 생각이 났다.”

-융베리, 피레스, 고부 등 세계적인 공격수들을 차례로 막아냈다. 가장 힘들었던 상대는?

“어느 누구도 쉬운 상대는 없었다. 모두 다 무척 어려웠다. 이들을 상대하면서 느낀 점은 상대가 어떤 스타일인 것과는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얼마나 내 플레이를 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내가 좋은 컨디션을 갖고 있으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이제 AC밀란의 가투소(이탈리아), 카푸(브라질) 등과 경쟁해야 한다. 자신 있는가.

“이들도 어려운 상대지만 지금까지 해왔던 선수들보다 정말 월등하게 좋은 선수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당연히 객관적으로 AC밀란이 우리보다 우세한 전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분명 해왔던 대로 한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챔프리그를 계속 경험하면서 느끼는 부분이 있을 텐데.

“세계적인 수준의 클럽 축구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어렸을 때부터 꿈꿔오고 동경해 왔던 ‘하이레벨’의 축구가 이런 것이구나 하고 느꼈다. 동양인 선수로서 클럽 축구의 진수를 경험하고 동참하고 있다는 데 대해 너무 기분이 좋다. 꿈에서나 그렸던 것을 현실로 경험하고 있다는 게, 세계 축구를 함께 하고 있다는 게 행복하다.

-고국 팬들에게 한마디

“4강전에 진출하면서 행복한 이유 중 중요한 하나는 챔프리그를 더 즐길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한국의 축구팬들도 챔프리그를 보면서 클럽 축구를 즐기고 계실 것으로 믿는다. 고국의 축구팬들이 우리 팀 경기를 통해 축구의 묘미를 좀 더 즐기도록 해 드리고 싶다. 리옹 경기를 통해 나도 고국팬들에게 축구의 즐거움을 드린 것 같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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