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코미디언 배삼룡씨가 인기절정에 있던 지난 80년 미국행을 결심한 이유는 전두환씨 등 당시 신군부가 자신을 미워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배씨는 오는 29일 CBS TV '정범구의 시사토크 [누군가?!](기획:양승관 연출:최영준)'에 출연해 당시 한국코미디 정상의 자리에서 물러나 80년 홀연히 미국으로 잠적했던 이유가 “정부로부터 미움을 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당시 배삼룡씨는 ‘저질 코미디’ 시비로 정부로부터 방송출연정지를 받아 코미디언 생활을 강제로 접어야 했다. 배씨는 전두환씨로부터 미움을 산 이유가 자신이 김종필씨를 대통령 후보로 지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3김이 대통령에 출마하려 하는데 김종필씨를 지지했다. 그런데 지지하는 방법을 좀 과하게 했다. 그러다보니 전두환 선생이 (나를) 꼴보기 싫어했던 것같다.”고 밝혔다. 그리고 “전두환 씨가 직접 지시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밑에 있던 사람들이 그랬을텐데 ‘방송출연 정지’얘기까지 나왔고 그것이 미국으로 가게 된 동기를 만들었다”고 고백했다.
배씨는 “(JP 지지를) 얘기할 필요가 없었다. 멋모르고 덤벼들어 정치에 대해 운운했다. 지나치게 앞장서 (JP의) 손을 들어줬다. 그럴 이유가 없는데 그랬다”며 당시의 상황을 후회한다고 말했다.
1983년 미국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오게 된 과정도 소개됐다. 배씨는 전두환 정권으로부터 반한인사로 분류됐다가 전경환씨의 권유와 도움으로 한국에 돌아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83년도에 전두환 동생되는 사람... 전경환씨가 출장차 미국에 왔다가 나를 좀 봐야겠다며 직접 샌디에고로 찾아왔다. 허심탄회하게 앉아서 얘기를 나누었다. 당시 나에겐 ‘반한(反韓)’이라는 누명이 씌워져 있었다. 전경환씨가 내 설명을 듣고는 ‘그럴 것도 없네요. 걱정말고 내일이라도 돌아오십시오’라고 말해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다)”고 밝혔다.
박정희 대통령과 나눈 친분관계에 대해서도 소개됐다. 배씨는 “박대통령이 (나를) 참 좋아하셔서 가끔 (청와대로) 들어오라고 해서 만나뵈었다. 박대통령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거냐?’, ‘지금 제일 먹고 싶은 것이 뭐냐?’는 등의 질문을 했고, 소박하게도 소면(국수)같은 것을 맛있게 잘 먹는다고 해서 국수를 삶아주곤 했다”고 회상했다.
한편 배삼룡씨는 지난 60년간의 바보연기에 대해 “천재가 바보의 흉내를 내서 먹고 산 것이다. 진짜 바보는 의식적으로 그런 바보연기를 할 수 없다... (중략) 시청자들에게 서민의 모습, 하찮은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일종의 대리만족을 줬다고 생각한다.”며 바보연기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소개했다. 배씨는 최근의 코미디에 대해서 비판적인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지금은 여러 가지 면에서 자유롭다. 하지만 자유방종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코미디에 교육적인 면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요즘 코미디에 싫증을 느낀다”고 지적했다. 또한 후배 코미디언들의 바보연기에 대해서도 "억지로 웃기려고 하니까 손동작에서부터 몸동작까지 문제가 생긴다"며 조언을 했다.
한편 ‘배삼룡 기념관’ 설립 추진과 관련, 배씨는 “국가와 민족이 모두 인정해주고 후원을 해줄때만 이런 기념관이 필요하다. 한국의 여러 기념관들은 처음에 떠들썩하다 뒤에 썰렁해진다. 그런 기념관은 지을 필요가 없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밝혔다.
이번 방송은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 162번 채널)과 각 지역 케이블방송을 통해 7월 29일(오전 10시20분, 오후 10시20분)과 30일(오후 3시) 세 차례 방송되며 인터넷 www.cbs.co.kr을 통해서도 볼 수 있다.
노컷뉴스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162)
<ⓒ. CBS 노컷뉴스 www.nocutnews.co.kr >
배삼 미국생활은 재밌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