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야생 늑대 복제에 성공한 뒤 관련 논문을 사이언스에 보냈지만 사이언스가 논문 게재를 거부한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줄기세포 논문조작 파문으로 연구팀의 또 다른 세계적 연구 성과가 빛을 보지 못하고 묻혀버릴 위기에 처해있다.

황 교수팀은 지난해 8월 국내 동물원에서 확보한 야생늑대의 체세포를 이용해 늑대 2마를 복제하는데 성공한 뒤 1개월 뒤 관련 논문을 사이언스에 보냈으며 이 논문은 사이언스측의 1차 검증을 통과했다.

그러나 체세포 복제 늑대 논문의 2차 검증과정 도중 황 교수의 줄기세포 논문 조작사건이 터지자 사이언스측은 논문에 대한 2차 검증작업을 전면 중단했으며,지난달 초 ‘논문의 신뢰성에 의문이 있어 학술지에 게재할 수 없다’는 거부 의사를 통보 했다. 황 교수팀의 줄기세포 조작파장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황 교수팀 관계자는 “줄기세포 조작 논란이 있었지만 복제개 스너피의 진실성이 확인된 만큼 체세포 복제 늑대와 관련한 논문이 게재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사이언스측이 논문게재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황 교수도 1월12일 기자회견에서 “연구팀이 복제개 스너피를 뛰어넘는 특수동물 복제에 성공했다”며 “이 복제 성과를 세계 유수의 전문 학술지에 기고해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당시 전문가들은 연구팀의 ‘복제 늑대’가 사실일 경우 멸종위기에 처한 동물의 개체 보존이 가능해진다는 측면에서 높이 평가받을 성과라는 의견을 표시했다.

연구팀은 늑대 이외에 멸종위기 동물인 호랑이,여우 등도 복제할 계획을 갖고 있었으나,늑대복제 논문게재가 좌절되며 향후 지속적인 동물복제 연구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황 교수팀 관계자는 “동물복제팀이 이번 논문을 통해 연구의 진정성을 확보하고 줄기세포 논문조작으로 실추된 연구팀의 명예를 회복하려 했으나 물거품이 됐다”며 “논문 거부 충격으로 줄기세포팀에 이어 동물복제팀도 이제는 거의 연구에 손을 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연구팀은 이 논문을 다른 저널에 보낼지 아니면 일반 언론에 발표할 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그러나 논문조작으로 인한 불이익이 현실로 드러난 만큼 앞으로 황 교수팀의 동물복제 연구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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