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김인식 감독, 무례한 일본 기자 '우문'에 '현답'
[스포츠조선 2006-03-19 21:47]
▶日기자 : 왜 이치로 나올 때 야유하나?
▶김감독 : '30년간 日 못따라오게 하겠다'
이치로가 먼저 감정을 자극했잖아
김인식 감독(사진)이 일본 기자의 무례하고 엉뚱한 질문에 현명한 답변을 해 눈길을 모았다.
일본전이 끝난 뒤 펫코파크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먼저 한국팀 김인식 감독과 이종범을 대상으로 각국 취재진이 인터뷰를 했다. 몇 가지 질문이 이어지던 중 한 일본인 기자가 희한한 질문을 했다.
올해 나이가 53세라는 이 기자는 일본어로 "축구에서는 한-일 양국이 라이벌 관계라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야구에서도 그런줄은 몰랐다. 일본은 한국 야구선수들을 존중하는데 왜 한국팬들은 이치로가 나올 때마다 야유를 하는 것인가. 이것은 에티켓의 문제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 질문이 영어로 통역되는 순간, 현장에 있던 미국 기자들마저 '무슨 저런 소리를 하느냐'는듯 손으로 얼굴을 감싸며 고개를 숙였다. 한국어 통역을 거쳐 질문을 전달받은 김인식 감독은 그러나 침착하고 현명하게 답했다.
"도쿄에서 1라운드가 개막하기 전인가, 이치로가 '30년 동안 절대 일본을 따라가지 못하게 하겠다'인가 뭔가 하는 발언을 했는데 아마 거기에서 연유한 것 같다. 이치로가 2004년 메이저리그 한시즌 최다안타 기록을 세울때 한국 팬들도 대단하다고 여기면서 환호해주고 계속 응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번에는 이치로의 발언이 오해받은 건지 뭔지 모르지만 어쨌든 선수가 한 말에서 비롯된 것 같다."
김감독의 답변은 즉각 영어로 옮겨졌고, 다시 일본어로 통역됐다. 무례한 질문에 같이 흥분하기보다는 차근차근 설명을 해주면서 이치로가 야유를 받을 수도 있었던 까닭을 내외신 기자 모두에게 알린 셈이다.
인터뷰가 끝난 뒤 그 일본인 기자는 스포츠조선 취재진에게 "애너하임에서 열린 2라운드 경기 한국전에서 이치로가 한국팬들의 야유 때문에 엄청난 쇼크를 받았다"며 "양국이 역사적인 문제 때문에 갈등이 있는데 이런 것을 풀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질문한 것"이라고 다소 황망한 해명을 했다. < 샌디에이고(미국 캘리포니아주)=김남형 특파원 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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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랑 우리랑 축구 라이벌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