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던-르브론, 그리고 디트로이트'

배딸룡 2006.05.12 10:39 조회 수 : 248





'황제' 마이클 조던에게 '배드보이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는 언제나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키는 상대였다. 3년 연속 플레이오프 패배를 딛고 마침내 디트로이트를 꺾었을 때 리그에는 더이상 조던과 그가 이끄는 시카고 불스를 막을 수 있는 팀이 없었다.

조던은 신인이던 1984-85시즌부터 3년 연속 플레이오프 1라운드 탈락의 쓴 잔을 마셨다. 1988년, 조던은 데뷔 후 처음으로 정규시즌 MVP에 올랐고 올해의 수비수상마저 휩쓸며 본격적인 전성기가 시작됐음을 알렸다. 또한 1라운드의 벽을 뚫고 드디어 팀을 2라운드로 이끌었지만 그 앞에는 강호 디트로이트가 있었다.

당대 최고의 전력을 자랑하는 디트로이트는 분명 조던에게는 벅찬 상대였다. 1차전을 내준 시카고는 조던의 폭발적인 득점력에 힘입어 원정 2차전을 승리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충격에 빠진 디트로이트는 변화를 모색했고 이는 1989년부터 2시즌 연속 리그 제패의 밑거름이 됐다.

디트로이트는 더욱 탄탄한 수비와 강한 정신력을 앞세워 파죽의 3연승으로 시카고와 조던에게 좌절을 안겼다. 당시 시카고 감독 덕 콜린스 감독은 1988년 양 팀의 시리즈를 계기로 디트로이트가 더욱 강한 팀으로 변모했다고 밝혔다. '배드보이스'의 리더 아이재이아 토마스 역시 이에 동의했다.

디트로이트와 시카고는 1989년부터 2년 연속 동부컨퍼런스 결승시리즈에서 맞붙었다. 1년전, 조던의 무서움을 실감한 디트로이트가 본격적으로 '조던룰(Jordan Rules)'을 들고나온 게 바로 이 시기였다.

스카티 피펜과 호레이스 그랜트의 기량이 발전하기 시작하면서 시리즈는 더욱 치열한 양상을 보였지만 디트로이트는 시카고에게 너무나 강한  
상대였다. 디트로이트는 2년 연속 동부결승에서 시카고를 꺾었고 결국 2년 연속 NBA 파이널 우승을 차지했다.

필 잭슨이 팀을 맡은지 2번째 시즌이었던 90-91시즌, 시카고는 61승을 거두며 리그 최정상급 팀으로 거듭났고 컨퍼런스 결승에서 마침내 '배드보이스'의 벽을 넘어서는데 성공했다. 그 것도 4전전승으로, 그야말로 완벽한 복수였다.

이후 시카고는 1960년대 보스턴 셀틱스 이후 처음으로 리그 3연패 위업을 달성했다. 4년 연속 디트로이트와 벌였던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의 경험이 그 밑바탕이 됐음은 물론이다.

05-06시즌,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르브론 제임스는 데뷔 후 처음으로 평균 30점대 이상을 기록했고 팀의 완연한 리더로 거듭났다. MVP 투표에서 스티브 내쉬(피닉스)에 이어 2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인상깊은 한 시즌이었다.

데뷔 후 3년만에 처음이자 팀으로서는 8년만에 진출한 플레이오프 무대, 제임스는 워싱턴 위저즈와의 1라운드에서 '플레이오프 루키'답지 않은 모습으로 팀을 2라운드에 진출시켰다. 1980년 매직 존슨 이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데뷔전 트리플더블을 달성했고 3차전과 5차전에서 보여준 해결사 능력은 마치 조던의 모습을 보는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켰다.

이제 제임스가 넘어야할 상대는 바로 디트로이트. 18년전 조던의 상황과 흡사하다. 디트로이트는 막강한 수비와 조직력으로 샌안토니오 스퍼스와 함께 올시즌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팀. '조던룰'이 조던을 괴롭혔던 것처럼 제임스를 괴롭힐 수 있는 모든 여건을 겸비한 팀이기도 하다. 리그 최고의 맨투맨 수비수 중 하나인 테이션 프린스를 필두로 선수들간의 호흡이 돋보이는  
도움수비 능력까지.

8일(한국시간) 열린 2라운드 1차전에서 디트로이트는 수비의 포커스를 제임스에 집중시켰다. 프린스는 시종일관 제임스를 괴롭혔고 더블팀, 트리플팀으로 제임스를 압박했다. 제임스는 전반 22점을 거두며 선전했지만 3쿼터 무득점에 그치는 수모를 당했다. 게다가 경기 초반부터 디트로이트의 외곽포가 폭발하면서 일찌감치 제임스의 힘으로 승부를 뒤엎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경기후 고개를 떨군 제임스의 모습은 18년전 5월11일, 디트로이트와의 첫만남 이후 고개를 떨군 조던의 모습과 유사했다.

제임스가 전성기를 맞이하기까지 디트로이트는 변함없이 동부의 강호로 남아있을 것이다. 제임스가 왕좌에 오르기 위해서 언젠가는 꺾어야 할 상대인 것이다. 조던이 디트로이트를 꺾기까지는 무려 4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4년간의 값진 경험은 조던과 시카고가 리그 최정상에 오르는데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경험이 됐다. 동료들의 발전 역시 중요한 부분이었다.

쉬운 과제는 아니다. 디트로이트가 자랑하는 조직력과 경험은 현재의 클리블랜드가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인 게 사실이다. 과연 제임스는 지난 1라운드에서 그랬던 것처럼 시리즈를 반전시킬 능력을 다시 한번 과시할 수 있을까. 만약 지금이 아니라면 훗날 언제쯤 컨퍼런스를 평정할만큼의 힘을 보여줄 수 있을까.

조던은 1988년 2라운드 2차전에서 디트로이트에게 악몽을 선사했다. 지난 1차전에서 자존심을 구긴 제임스가 다가오는 2차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제임스와 디트로이트의 대결은 구도 자체만으로 18년전을 떠올리게 하는 매력적인 매치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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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이 처음 우승할때 감격의 눈물 아무도 못 잊는다.. 디트로이트에 얼마나 막히고 매직의 더샷에 막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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