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농구 대표팀이 또 한번 무너졌다. 르브론 제임스(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드웨인 웨이드(마이애미 히트), 카멜로 앤소니(덴버 너기츠) 등 미프로농구(NBA)를 대표하는 스타들을 앞세우고도 세계농구선수권대회 4강의 벽을 넘지 못한 채 3위에 그쳤다. 지난 2002년 세계농구선수권대회(6승3패·6위)와 2004년 아테네올림픽(5승3패·동메달)에 이어 최근 국제대회에서 연이어 망신을 당하고 있는 미국대표팀이다. NBA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농구 리그이지만 농구 최강국은 더 이상 미국이 아니다.

지난 두 차례 국제대회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미국대표팀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고자 절치부심했다. '코치 K'로 불리는 명장 마이크 슈셉스키를 사령탑에 앉혔고 대표팀 선발에 있어 최초로 트라이아웃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다. 이번 미국대표팀은 전 대표팀에 비해 눈에 띄게 젊어졌고, 대회 전 중국과 한국에서 수차례 평가전을 치르는 등 정상 탈환의 꿈을 키웠다.

그 어느때보다 의욕적으로 대회에 임했던 미국의 4강 탈락은 세계 농구의 상향평준화를 증명해주고 있다. 아르헨티나, 스페인, 그리스 등은 더 이상 미국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았다. 미국대표팀이 세대교체를 단행해 경험이 부족했고 연습 시간 또한 충분하지 못했다는 변명을 늘어놓을 수도 있다. 하지만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등장했던 이른바 미국 드림팀 역시 많은 연습 시간을 보장받지 못했지만 평균 40점차 승리의 압도적인 기량을 뽐냈었다. 선수 개개인의 특출난 운동 능력으로는 상대를 제압할 수 없을만큼 전력 차가 줄어들었다는 말이다.

전력평준화와 함께 미국에게 대표팀이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를 생각해볼 필요도 있다. NBA는 6개월 이상의 대장정을 치르고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은 보통 시즌 종료 후인 여름에 펼쳐진다. 꿀맛같은 휴식을 취해야함은 물론 상상을 초월하는 돈을 벌어들이며 몸이 재산인 NBA 스타들에게 대표팀 선발은 영광이 아닌 귀찮은 일이 될 수도 있다. 샤킬 오닐(마이매이), 코비 브라이언트(LA 레이커스), 팀 던컨(샌 안토니오 스퍼스) 등의 슈퍼스타들이 부상 등 개인적인 이유로 이번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하는 등 미국 대표팀은 초창기 드림팀과 같은 최정예 멤버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들에게 금메달을 따는 것보다 챔피언반지를 끼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일 수도 있고, 그 누구도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국가에 헌신할 것을 강요하지 않는 현실이다.
미국 대표팀이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등을 위해 기껏해야 2년에 한 번 정도 소집된다는 것 또한 대표팀 경기를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것보다 단발성 이벤트로 생각하게 만들 수 있다. 이에 비해 유럽 국가들은 유럽선수권대회와 평가전 등을 통해 선수들이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갖고 있고 대표팀 또한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보다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농구는 엄연히 팀 스포츠이고 NBA 선수들에 비해 개인 기량이 떨어질지는 모르지만 탄탄한 팀워크로 이를 무마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그리스와의 4강전에 패한 후 미국의 ESPN은 네티즌을 상대로 10가지 항목의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중 가장 주목을 끈 것은 '당신이 응원하는 팀의 NBA 정상 등극과 미국 대표팀의 2008베이징올림픽 금메달 획득 중 어떤 장면을 보고 싶은가?'라는 질문이었고 60%에 가까운 네티즌은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NBA 정상 등극에 표를 던졌다. 미국의 농구팬들 또한 자국 출신의 스타들로 구성된 대표팀의 성적보다 리그 경기에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말이다. 선수들은 대표팀 경기보다 NBA 경기에 더 집중할 것이고 팬들 또한 대표팀이 국제대회에서 성적이 어떻든 간에 자신이 좋아하는 팀의 시즌 티켓을 구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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