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에 가면 꼭 불러야 하는 노래가 있다. 특히 마음 편히 만나 생맥주 한잔 시원하게 마실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한 자리라면 빠지지 않고 꼭 부르는 노래! 바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스끼다시내인생' 이다.
 
언제부터인지 라디오에서는 귀를 쫑끗하게 만드는 노랫말-지극히 현실적이고 누군가는 한번쯤 생각해보았을 법한 이야기들을 담은- 그리고 그런 적나라한 가사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순진하고 때묻지 않은 듯한 보컬의 목소리가 흥겨운 리듬에 흘러나왔는데, 그때의 반응은 "엇! 이노래 뭐지?" 였다. 말그대로 인디펜던트 1인프로젝트밴드에 자체 제작한 음반에 담긴 '절룩거리네'트랙이 신해철 고스트네이션에서 8주 연속 1위를, 연이어 '스끼다시 내인생'이 4주연속 1위를 달리다니 사뭇 놀랄일이지만, 그의 노래를 들어본 사람이라면 고개를 끄덕~하리라.
 
그런데 웬걸! 곧 달빛요정의 인기가도에 찬 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했으니 바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던 트랙 '스끼다시 내인생' 과 '절룩거리네' 가 방송금지 처분을 받게 된 것이다. 마케팅 홍보할 뭉칫돈도 없는 원맨밴드가 개성과 실력 하나로 대중화에 도전을 하려는 순간! 적절한 타이밍에 급제동이 걸린 셈이다. 여하튼 그래도 달빛의 노래는 어디에선가 불리워지고 입소문을 타 지금까지 변치않는 매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1집 재발매 이후 약 6개월만에 EP 앨범을 선보였던 달빛요정은 올해 8월 정규 2집이 나오기까지 잠수를 타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신없이 전국 방방곡곡 돌아다니면서 발로 뛰어 공연하고 음반 작업을 위한 장비를 마련하기 위해 여기저기 아쉬운 소리도 해보고, 혼자 기타를 두둥기며 노래도 만들어보고 노랫말도 써보고 무척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다고 한다.
 
각설하고 그럼 이제부터 달빛요정이 말하는 진짜 이야기에 귀기울여보자! 슬슬 가을 바람 불기시작 하는 9월의 어느날 저녁, 홍대부근 사운드가 멋지게 들리는 월플라워 까페에서 달빛요정과 쥬크온의 뎅꼬기자가 3시간여동안 아주 프리~하게 나눈 이야기들을 지금부터 소개한다.
 
      

About 2nd Album..
 
뎅꼬기자> 안녕하세요! 만나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개인적으로 팬이랍니다.
달빛요정> 하하하..고맙습니다.
 
뎅꼬기자> 이번 정규2집 발매 축하드리구요, 팬들에게는 아주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는데요,  주위 반응은 어떤가요?
달빛요정> 뭐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홍보도 아직 제대로 안했고 공연도 아직 전이라서~그런데 뭐 앞으로도 매니아들을 제외하고는 그렇게 큰 대박(?) 히트는 없지 않을까요?
 
뎅꼬기자> 그럼 주변 지인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달빛요정> 친구들 만나면 그래요. 음악 그렇게 하지 말라구 ㅎㅎ 근데 솔직히 제 음악은 모 광고 카피처럼 '천만인의 음악'은 아니에요. 제 노래를 무지 싫어하는 사람도 많고, 또 반대로 무척 좋아해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 노래는 지극히 사실적이에요. 일종의 홍상수 감독의 영화를 봤을때의 느낌이랄까?
 
뎅꼬기자> 지난 1.5집을 내고 약간의 텀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고 2집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달빛요정> 1년반만에 2집을 냈습니다. 12월말에 1.5집을 발표하고, 이듬해 1월부터 6월까지는 꾸준히 공연 활동을 해왔죠. 한달에 한번꼴은 되니까요. 6월부터 공연활동을 정리하고 2집 작업을 시작해서, 예상은 6개월만에 마무리해서 올해 초에 선보일 예정이었는데, 예상보다 좀 늦어졌네요. 모든 걸 혼자 하다보니 변수들도 많이 생기고 그렇습니다.

뎅꼬기자> 어느 기사에서 1.5집까지는 포크락에 가까웠지만, 2집은 조금 달라질 수도 있다고 하신 것 같은데 어떤가요?
달빛요정>(웃음) 들어보니 어떠세요? 달라진게 없죠? ㅎㅎ 역시 제 노래는 제 노래이고, 달라지는 건 없는 것 같아요. 아마 앞으로도 그럴 것 같구요. 그렇다고 남들이 원하는 음악을 억지로 하고 싶진 않구요, 만약 제가 변한다면 그때 음악도 변하겠죠!
 
뎅꼬기자> 이번 작업을 하시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언가요?
달빛요정> 이번 작업보다 최근 새로 구입한 장비들을 모두 도둑맞아서 아주 힘들어요. 다시 새로 구입해야 하는데 이거 원 보험이라도 들어야하는건지 원..;;
 
About His Life & Music..
 
뎅꼬기자> 앨범을 보면 야구용어가 자주 나오는데 야구 좋아하시나요?
달빛요정> 네, 좋아합니다. 야구는 어릴때부터 좋아했는데 어려서 엘지팬이었고 지금도 엘지 트윈스를 지지하고 있죠. 그런데 최근 경기에서 이기는 걸 거의 본적이 없어요. 그래서 요즘엔 경기장 가서 안보고 집에서 봅니다. 야구는 맹목적으로 좋아하게 되는 취미중 하나에요. 어려서부터 지지하는 엘지팬을 지금까지 이유없이 지지하는 걸 보면 알수 있죠~(웃음) 인터넷으로도 30개가 넘는 메이저리그 게임을 종종 봅니다.
 
뎅꼬기자> 첫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실 수 있나요? 혹은 현재 이상형?
달빛요정> 공식적으로 이런 질문은 처음 받아보네요! 고등학교때 같은 학교에 한 여학생이 있었는데 참 곱고 예쁜 친구였어요. 요즘 같으면 핸드폰 문자도 보내고 했겠지만, 그 당시에는 그런게 없어서 편지지에 글로 써서 고백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소문이 나서 아주 혼줄이 났죠! 어찌나 창피하던지... 그 이후로는 기억도 안나요. 음~ 이상형이라..중국 무협소설에 나오는 유역비라는 사람이 생각나네요! 제가 워낙에 중국 무협소설을 좋아하는 편이라서..(웃음)
 
뎅꼬기자> 평소에도 음악을 많이 들으시나요? 혹은 노래방도 가시나요?
달빛요정> 네, 저는 음악을 하고 싶어서 조금 늦게 음악을 시작한 사람입니다. 당연히 음악을 평소에 많이 듣게되죠! 노래방은 친구들이랑 어울릴때 술한잔하고 가요~ 보통 제 노래는 잘 안하구요, 노랫말이나 멜로디가 좋은 곡들을 부릅니다. 윤종신의 '너에게 간다' 는 정말 명곡입니다. 그리고 공일오비 '어디선가 나의노랠 듣고 있을 너에게' 조용필 '바람의 노래' 그리고 박지윤의 '소중한 사랑'을 락버전으로 부르기도 하고.. 레파토리는 많습니다.(웃음)
 
뎅꼬기자> 최근에 구입한 CD가 있다면 어떤게 있고, 즐겨듣는 음악은 무언가요?
달빛요정> 최근에 라디오 헤드 보컬 탐 요크, 그리고 뮤즈 CD를 샀구요, (혹시 들어보셨나요?) 서영도 트리오라고 재즈트리오인데, 아는형이라서 들어보라고 CD를 줘서 들어봤습니다. 일반사람들이 듣기에는 좀 어려운 면이 있는 것 같더라구요. 기본적으로 제가 즐겨듣는 장르는 락이구요, 사운드가 강한 일본락도 즐겨듣고 가끔 말랑말랑한 느낌의 모던락도 듣고, 또 가요도 듣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어요.
 
뎅꼬기자> 달빛요정의 음악은 대개 세대를 풍자하고 비판적인 느낌이 강하다고 하는데요, 그런 반면 보컬의 톤은 무척이나 해맑고 순수함이 느껴지며, 멜로디는 단순하고 흥겹습니다. 이렇게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요소들의 오묘한 조화로움이 달빛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어떤가요?
달빛요정>네, 그게바로 제가 2집을 낼 수 있었던 이유입니다(웃음). 제 목소리를 들어보신 분은 다 아시겠지만, 전 노래 연습을 따로 해본적도 없고 당연히 기교도 전혀 없습니다. 멜로디는 그야말로 너무 단순하고, 1절,2절, 3절.. 똑같이 반복됩니다. 그런데 노랫말을 잘 들어보시면 그렇게 단순하고 흥겹지만은 않죠. 그게 제 노래의 매력이라면 매력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뎅꼬기자> 노랫말을 보면 실연당한 내용이 있던데요, 혹시 경험에서 나오는 건가요?
달빛요정> 하하하.. 솔직히 연애는 제대로 오래 해본적이 없어요. 음악작업을 할때는 여자친구의 존재 자체도 잊어버리고 할때가 있거든요, 그러다보니 연애하기가 힘들게 되죠. 물론 경험에서 비롯한 가사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100%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내용은 아닙니다.
 
뎅꼬기자> 많이 들으셨겠지만,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란 이름이 무척 길어요. 얽힌 사연이나 에피소드가 있나요?
달빛요정> 네, 많이 듣습니다. 일단 '달빛요정'은 제가 중학교때부터 즐겨쓰던 아이디명인데요, 만화가 박봉성씨의 만화중에 비밀조직이 나오는데 그 비밀조직명이 달빛요정이었습니다. 유치하죠? (웃음) 그리고 역전만루홈런은 나중에 붙인 겁니다. 나 자신을 위한 노래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란 긴 그룹명을 지었는데, 곧 달빛요정이 속해 만든 밴드라는 의미가 됩니다. 뭐 솔직히 이보다 더 긴 네이밍을 가진 가수들도 많답니다. 하하.
에피소드라면, 가수협회에 가입할때 밴드명을 기입하는 칸이 무척 작더라구요. ;; 그리고 가끔 게스트로 공연에 이름을 넣을때 메인 공연 그룹명보다 네이밍이 길어서 더 눈에 띄어서 좀 미안한적도 있구요, 또 뭐 이와 비슷한 에로사항이 좀 있었어요.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은 고유명사인데 이것을 띄어쓰기해서 써놓은 문구를 보고 수정해달라고 한적도 있구요. ㅎㅎ
 
뎅꼬기자> 기타외에 다루시는 악기가 있나요?
달빛요정> 피아노를 좀 쳐요. 제 노래 반주정도는 할 수 있을 정도죠.
 
뎅꼬기자> 대학교 재학시절 동아리 활동도 하셨나요?
달빛요정> 저는 홍익대학교를 졸업했는데 '뚜라미'라고 하는 오래된 노래써클이 있습니다. 제가 17기이구요, 현재는 대략 30기까지 되지 않았나 싶네요. 현재 음반작업을 도와주시는 송선영 대표님도 뚜라미 대선배님이시고, 여기 까페(월플라워) 주인장도 저랑 써클 친구구요.
 
뎅꼬기자> 본인이 생각하시는 '나의 이미지'와 또 남들이 나를 어떻게 봐주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세요?
달빛요정> 전 단지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고, 앞으로도 그럴거구요. 남들이 저를 봐줄때도 변함없이 음악을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으로 봐주면 좋겠습니다.
 
뎅꼬기자> 오랜시간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좋은 음악, 공연 기대할게요!
달빛요정> 저의 음악에 관심가져주셔서 오히려 제가 감사하죠! 앞으로도 많이 들어주시고 응원해주세요~
 
      

 -후기-
실제 인터뷰 내용을 정리하려고 보니 '오프 더 레코드' 내용이 반 이상이었다. 장장 3시간에 걸쳐 진행된 인터뷰였음에도 막상 정리해서 내어놓을 말은 간략하게 정리가 되니 말이다. 질문 하나를 던지고 나면, 어느새 삼천포로 빠져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너무도 자연스럽게 또 다른 이야기 거리를 꺼내놓게 되었다. 인터뷰 중간에 사진촬영을 부탁했는데, 찍사에는 소질이 영 없는 기자의 귀찮을 정도로 다양한 요구 포즈(?)에 흔쾌히 응해주었고, 이미지 관리와는 전혀 무관해보이는 재미난 표정들도 보여주는 바람에 웃느라 카메라 촛점이 흔들려 못쓰게 된 사진도 많다. 여하튼 다음엔 맥주라도 한잔 함께 하고 싶을 만큼 편안함이 느껴진 달빛요정과의 달콤한 데이트는 밤공기 쌀쌀한 시간이 되어서야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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