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신발만 신을래요"

나이키 농구화의 '상징' 마이클 조던이 아들 덕분에 뿌듯하면서도 부담스러운 상황에 처하게 됐다.

아들이 다니는 학교 농구부가 아디다스의 후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조던의 아들 마커스 조던은 센트럴 플로리다 대학 1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 학교는 지난 5년간 아디다스의 후원을 받아왔다. 이들의 양말에는 아디다스 로고가 새겨져있고, 농구화도 아디다스다. 유니폼도 아디다스가 만들어주는 등 2010년에 파기되는 이 계약의 규모는 약 190만 달러로 결코 적은 액수가 아니다.

그런데 최근 학교측과 아디다스는 마커스 조던 때문에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마커스가 지난 4일(미국시간) 세인트 레오와의 시범경기에서 흰색 에어조던을 신고 출전했기 때문이다.

조던은 "에어조던이 가족에게 주는 특별한 의미" 때문에 아버지의 조던 농구화만 신을 것이라고 전했고, 아디다스측은 이에 "조던이 아디다스를 신지 않는다면 학교 후원을 더이상 하지 않을 것"이라고 통보했다.

지역일간지에 보도됐던 이 사건은 이제 ABC를 비롯한 미국 전역의 유수언론에 소개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받게 됐다. 센트럴 플로리다紙는 "UCF는 경기는 이겼지만 아디다스 계약을 잃게 됐다"고 전했다.

아버지와 아들이 다른 농구화를 신을 수도 있는 일이지만, 그 인물이 다름아닌 나이키 농구화의 상징이자, 조던 브랜드라는 자신의 독자적인 라인을 갖고 있는 조던이기 때문에 화제가 되어왔다.


이미 마커스 조던은 시범경기에 앞서 연습때부터 에어조던을 신고 뛰어왔고, 이로인해 학교측은 "조던만 예외로 해야 할 것인가"를 두고 논의가 오갔을 정도였다.

조던이 뜻을 굽히지 않자 학교측은 아디다스에 공식적으로 예외를 부탁했다. 하지만 아디다스 입장은 단호했다. 5일, 이들은 대변인을 통해 "우리는 더이상 UCF측과 관계를 이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마커스 조던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紙를 비롯한 여러 매체와 팬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나이키와 공식 후원계약도 되지 않은 아마추어 선수가 학교방침을 따르지 않은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은 아버지로부터 신발을 받을 수 있지만, 다른 선수들은 모두 구매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커크 스페로우 감독은 뒤늦게 변호에 나섰지만, 학교측조차 "아디다스로부터 실망스러운 소식을 통보받았다"고 공식입장을 전함에 따라 한동안 마커스 조던을 향한 비난은 식지 않을 전망이다.



아직까지 '농구황제'인 아버지의 공식입장은 나오지 않고 있다.

아버지 역시 에어조던 시리즈 때문에 문제를 일으킨 바 있다. 처음 에어조던 1이 출시됐을 때 "검정색 농구화를 신어서는 안 된다"는 리그 규정을 어겨 벌금을 물기도 했다.  

현역시절 동료들에게 종종 농구화를 무료로 돌리곤 했던 그가 비난받는 아들을 위해 큰 봉사를 할 지 궁금하다.

사진 - 조던의 아들 마커스 조던(사진출처_슈게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