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샷' 천시 빌럽스, No.1을 향해서

배딸룡 2006.01.03 12:11 조회 수 : 280

'팀 던컨과 그 들러리들..' 이라고까지 불리운 1997년 드래프트. 보스턴은 콜라라도의 천재로 불리운 천시 빌럽스를 전체 3번으로 지명한다. 당시 보스턴은 리더인 레지 루이스의 사망이후 새롭게 팀을 이끌던 디노 라자마저 고질적인 무릎부상을 이겨내지 못하고 유럽으로 돌아간 상황이었다. NBA 최다 우승팀의 명문 보스턴은 새롭게 리빌딩에 들어가던 시점이었다.

보스턴은 NCAA최고의 명장이었던 릭 피티노를 새롭게 사령탑에 앉히며, 그의 제자들이었던 앤투완 워커, 론 머서와 더불어 천재로 불리운 빌럽스를 중심으로 팀을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보스턴은 대학을 2년만 마친 빌럽스에게 주전자리를 보장해주었다. 대부분의 전문가도 던컨을 ROY로 예상했지만, 2번픽의 밴혼보다 빌럽스를 변수로 평가했다. 그의 NBA출발은 순조로운듯 보였다.

▲ 콜로라도의 천재..

Q : 당신은 어려서부터 Phenom(천재정도의 의미..)이라 불리웠는가?
A : 음.. 그렇다. 나는 덴버에서 자랐다. 그곳은 시카고나 디트로이트, LA처럼 농구와 가까운 곳이 아니다. 위대한 선수를 많이 배출한 곳은 아니다. 고교시절 나는 최고의 선수였다. 신입생때부터 그렇게 불리웠다.

콜로라도의 조지 워싱턴고교시절부터 빌럽스는 매우 특별한 선수였다. 아직도 콜라라도의 팬들은 천시 빌럽스만큼 뛰어난 선수를 기억해내지 못하고 있다. 신입생시절부터 그는 평균 16.2득점을 기록하며, 팀을 주 세미파이널로 끌어올린다. 그리고 3학년에 이르러서는 평균 32.5득점의 놀라운 득점력을 보이며, 팀을 2년연속 주 챔피언으로 만들었다. 고교 4년간 빌럽스는 모두 콜로라도 올스테이트 퍼스트 팀에 선정되었으며, 93-95년까지 3년 내내 콜로라도의 Mr. 바스켓볼에 선정된다.

콜로라도 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중에 하나인 고교 최대어 천시 빌럽스를 데려가기 위한 대학팀의 리쿠르팅 전쟁이 일어났다. 대표적으로 미시간, 조지아테크, 캘리포니아, 캔사스, UNLV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빌럽스는 이런 농구 명문을 뒤로 하고.. 이렇다할 NBA선수도 배출하지 못했던 콜로라도 대학을 선택한다. 그리고 1학년 때부터 주전으로 기용되며 26경기에서 평균 17.9득점 6.3리바운드 5.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1996년 컨퍼런스 올해의 신인으로 선정되며 화려하게 NCAA에 데뷔한다.

2학년에 이르러서 빌럽스는 더욱 완성된 모습으로 나타났다. 29경기에서 19.1득점 4.9리바운드 4.8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턴오버가 평균 1.7개나 줄어들며 안정된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이러한 활약으로 AP통신이 선정하는 올아메리칸 세컨드 팀에 선정되었으며, 컨퍼런스 베스트5에도 이름을 올려놓았다. 무엇보다 '드림팀3' 와의 연습경기에서 대학선발로 출장한 빌럽스는 짦은 출장시간에도 인상적인 활약을 보이며, 스카우터들에게 주목을 받기 시작한다.

"순간적인 스피드와 상대의 인사이더를 두려워하지 않는 저돌적인 페네트레이션이 뛰어날 뿐 아니라, 상대 백코트를 초토화시킬만큼 코트의 어떤 위치에서도 성공시킬 수 있는 폭발적인 3점슛능력까지 겸비하고 있다. 또한 안정적이면서도 화려한 드리블링과 수비진을 허물어뜨리는 킬 패스능력도 돋보인다." 대학 2학년에 불과한 빌럽스는 많은 찬사를 받으며 NBA 드래프트에 신청서를 낸다.

사실 보스턴의 최대 관심사는 빌럽스가 아니었다. 바로 팀 던컨이라는 존재때문이었다. 그해 보스턴은 15승의 최악의 시즌을 보낸후 두장의 1라운드 지명권(1-3번, 1-6번)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이를 샌안토니오에 주며 1-1번 지명권을 가져오는 트레이드를 성사시키려고 노력했다. 이것이 무산되자 피티노는 다시 지명권을 대상으로 다음해에 FA가 되는 시카고의 스코티 피펜과의 맞트레이드를 제안했다. 그러나 역시 이것도 무산되었다.

피티노는 언론을 통해서 3번픽으로 3명을 고려중이라고 했다. 바로 텍사스 테크의 센터 토니 배티와 유타의 포워드 키스 밴 혼, 그리고 천시 빌럽스였다. "그(천시)는 향후 3년이내에 리그 최고의 포인트 가드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며 배티와 저울질 끝에 결국 빌럽스를 선택했다. 6번픽으로는 빌라노바의 팀 토마스, 켄터키의 론 머서와 고교 슈퍼스타 트레이시 맥그래디 사이에서  
고민했으나 자신의 애제자 머서를 지명했다. 안타깝게도 이해 드래프트는 피티노가 NBA를 떠나게 되는 원인중에 하나가 되고만다.

▲ 프로의 높은 벽...

당시 FA가 된 주전 포인트가드인 데이빗 웨슬리를 잡지 않았을만큼 보스턴의 빌럽스에 대한 믿음은 컸다. 데뷔 첫해 보스턴에서 51경기에 11.1득점 4.3어시스트를 기록하고 있던 빌럽스는 갑자기 트레이드 데드라인 직전인 2월 18일 노장 케니 앤더슨을 포함한 트레이드로 토론토로 보내지고 만다. 수준급의 슈팅력과 득점력은 좋았지만, 팀 전체를 지휘하기에 빌럽스는 경험이 충분치 않았다.

"당시 보스턴에 지명되었을때 난 매우 기대하고 있었다. 모든 것이 좋아질 것이리라 생각했다. 피티노가 코치로 왔고, 내가 이팀에서 플레이할 수 있음에 매우 흥분했다. 그러나, 그들은 내가 배워나갈 수 있는 정당한 기회를 주지 않았다. 보스턴은 모두 높은 픽을 받고 들어온 선수들이였으며, 계속해서 틀린 방식으로 플레이하고 있었다. 그들이 나를 트레이드할 때 '우리는 더 많이 승리하기를 원하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나에게 좋은 일이 되었지만, 난 그 당시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뒤를 돌아봤을 때 그일은 나를 겸손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며 빌럽스는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토론토에 이어서 고향인 덴버에서 부활을 꿈꾸었지만, 이팀 저팀을 떠도는 동안 높았던 빌럽스의 주가는 계속해서 떨어지고 말았다. 천재 포인트 가드를 꿈꾸던 빌럽스는 점차 콤보가드로 인식되어가고 있었다. 포인트 가드로서 속공 전개력은 합격점을 받았지만, 팀 전체를 컨트롤 하며.. 하프 코트 오펜스를 세팅하는 능력에 있어서는 불합겹 판정을 받았다. 또한 슈팅가드로서도 훌륭한 점퍼와 런닝 게임에 강한 점을 인정 받았으나, 그의 사이즈는 매치업에서 문제가 되었다.

더구나 덴버시절의 부상은 그의 장점이었던 스피드에 문제를 가져다 주고 말았다. 콜로라드의 천재로 불리우던 그가 그렇게 저니맨으로 몰락해가는 과정을 지켜만 봐야 할 것 같았다. 그렇게 방황하던 2000년 8월.. 테럴 브랜든의 백업가드와 앤소니 필러의 휴식시간을 모두 커버해주길 바라며 미네소타는 FA로 풀려있던 천시 빌럽스와 계약을 채결한다. 브랜든이라는 확실한 주전 포인트 가드가 있었기에 그의 역할은 식스맨에 한정되어 있었지만, 그는 코트에 나와 있는 동안 팀이 자신에게 원하는 역할을 잘 알고 있었다.

데뷔 당시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미네소타의 식스맨으로서 빌럽스는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특히 FA가 되기전인 02시즌 후반기에 붙박이 주전 포인트 가드였던 테럴 브랜든이 시즌 아웃의 중상을 당하고 말았고, 이 빈자리를 빌럽스는 예상밖으로 훌륭하게 대신해주었다. 프로에서의 경험을 쌓은 빌럽스는 더이상 이팀 저팀을 전전하던 애송이가 아니었다. 테렐 브랜든이 부상으로 이전의 기량을 보여줄 수 없는 상태가 되자, 미네소타는 천시 빌럽스 잡기에 나선다. 그리고 또 한팀..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조 듀마스가 단장으로 오며, 12년만에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리며 재도약을 꿈꾸던 팀 또한 그를 노리고 있었다.

▲ 새로운 배드 보이스의 탄생...

케빈 가넷, 워리 저비액을 비롯한 고액연봉에 시달린 미네소타로서는 빌럽스를 잡을만한 여유가 없었다. 결국 02년 오프시즌.. 디트로이트는 그들이 그토록 원하던 천시 빌럽스를 손에 넣는데 성공한다. 빌럽스는 비록 키드나 내쉬와 같이 게임을 진두지휘하는 강력한 지휘관은 아니었지만, 포인트 가드로서 최상급의 사이즈와 수비능력, 정교한 외곽슛과 자유투.. 그리고 침착한 판단력을 가지고 있었다.

드래프트에서 프린스를 지명하며 듀마스는 팀 플레이들을 중심으로한 새로운 배드 보이스를 구상하기 시작했다.볼을 가지고 있을 때 위력을 발휘하는 타입의 스택하우스는 디트로이트에서 정리가 되었다. 대신 레지 밀러와 같이 끊임없이 스크린을 타고 다니며 볼을 소유하지 않고도 수비진을 흔들어 줄 수 있는 리차드 해밀턴이 빌럽스의 백코트 파트너로 선정되었다. 그러나 당시 이 트레이드는 디트로이트의 패배로 인식되었다.

사실상 피스톤스를 50승으로 이끌어 낸 일등공신은 스택하우스였다.  
벤 왈라스의 수비공헌 정도를 제외한다면 원맨팀이라고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일만큼 스택에 대한 의존이 컸기에 아직 성장중이던 립을 선택한 것에 회의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정확한 점퍼와 화려하지는 않지만, 안정된 리딩력을 가진 빌럽스의 플러스 효과는 이런한 우려를 상쇄하고도 남을만큼 해밀턴과 함께 공수에서 모두 위력적인 백코트를 구축하게 만드는 키 포인트가 되었다.

기존의 벤 왈라스에 더불어 새롭게 가세한 빌럽스-해밀턴의 백코트를 중심으로 팀을 개편한 피스톤스는 작년과 같이 50승을 올리며 변화를 시도한 첫해로서 비교적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다. 그러나 조 듀마스는 이에 만족치 않고 지도력을 인정받고 있던 젊은 릭 칼라일을 보내고, 명장 래리 브라운을 불러들인다. 또한 포틀랜드를 떠난후 떠돌던 '악동'라시드 월라스까지 영입하며, 새로운 배드 보이스의 탄생을 신고한다. 그리고 03-04시즌.. 누구도 예상치 못한 디트로이트의 챔피언 등극이 일어난다.

디트로이트가 2004년 챔피언에 오른 것은 사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사건'중에 하나로 거론된다. 비단 그 상대가 전당포 레이커스여서가 아니다. 마이클 조던, 올라주원, 팀 던컨, 샤킬 오닐.. 이른바 우승팀에는 이렇듯 절대적인 팀의 구심점이 되는 소위 말하는 '에이스'가 존재한다. 그러나 피스톤스는 겉보기에는 이런 존재가 없었다. 위기의 상황에서 5명이 모두 에이스이며 모두가 팀 플레이어들인 피스톤스였으나, 이런 부분에서 그들이 우승까지 가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그러나 피스톤스의 위기의 순간엔 벤 왈라스와 함께 피스톤스의 공동주장을 맡고 있는 'Mr. Big Shot' 천시 빌럽스가 있었다. 파이널 MVP는 고비마다 빅샷을 터뜨리며 팀을 이끈 빌럽스의 몫이었다.

▲ No.1 가드를 향해서..

올해 한국나이로 30살이 된 천시 빌럽스는 올시즌 또 한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평균 19.0득점의 높은 득점과 .460%의 높은 3점슛률, 무려 92.8%의 자유투를 기록하고 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어시스트. 올시즌 8.8개로서 전체 3위를 기록하며 커리어하이였던 작년보다 평균 3개이상 늘었다.

더구나 좀처럼 실수가 없는 가드라는 것을 증명하듯이 겨우 평균 1.87개의 턴오버만을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ATR(어시스트대 턴오버의 비율..)이 4.7을 넘는 수치이다. 이것은 사실 경악에 가까운 수치이다. 물론 단순비교에 지나지 않겠지만, 작년 최고의 해를 보내며 MVP를 수상한 내쉬의 3.51도 대단한 수치이지만.. 올해 빌럽스의 기록에 비하기는 힘들며, 실수없는 포인트 가드의 대표격인 존 스탁턴의 89-90시즌 4.17도 넘어서는 숫자이다.

"두가지의 가드 포지션을 모두 훌륭하게 소화할 수 있다. 코트 비전을 갖춘 득점원이며, 3점슛도 능하다. 또한 수비를 허물어뜨리는 드리블링을 가지고 있다. 다른 포인트 가드들을 상대로 포스트업을 시도할 수 있으며, 매우 실수가 적은 선수이다. 아마도 현리그 포인트 가드중에 최고의 수비수이며, 클러치 플레이어이다." 현재의 천시 빌럽스는 이렇듯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다.

작년 아쉽게 샌안토니오에게 백투백을 저지당한 디트로이트는 다시한번 챔피언 도전을 위해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피스톤스의 상승세의 중심에는 자신의 포지션을 찾지 못해 이팀 저팀을 전전하던 시절을 벗어나 리그 최고의 가드중에 하나로 성장한 천시 빌럽스가 있다. 올해 플립 손더스가 가세하면서 대폭 향상된 그들의 오펜스는 빌럽스가 있기에 그 위력이 배가될 수 있었다.

"나는 팀의 승리를 위해 노력할 뿐이다. 나는 내 동료들을 위해서 플레이한다. 나는 기록을 위해서 플레이하지 않는다. 나는 이기기 위해 플레이하며 그것으로 충분하다." - 천시 빌럽스. 이 비이기적이고 얼음처럼 냉정함을 잃지 않는 콜로라도의 천재는 어느덧 리그 No.1 가드를 노리는 위치까지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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