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자들이 고문받고 있는 모습에 대해 동정하는 남성들의 말을 믿지 말 것. 겉으로 드러내는 표현과 달리 남성들의 뇌는 이들의 고통을 즐기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AP통신이 18일 보도했다.
런던대학 클라스 스테판 박사와 타냐 싱어 교수팀은 뇌 단층 촬영 실험 결과 남성은 신체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기꾼을 보며 어떤 동정심도 느끼지 않고, 심지어 이를 즐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여성의 경우 사기꾼의 신체적 고통은 동정했으나 심리적·재정적 고통에 대해선 즐거워 했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실험대상 남녀 각각 16명에게 연구팀이 투입한 연기자들과 게임을 하게 했다. 물론 상대편이 연기자인지 실험대상은 모른다. 연기자 중 일부는 공정하게 게임에 진행했고, 일부는 분명히 드러나게 실험대상자들을 속이면서 게임을 했다.
연구팀이 게임 후 연기자들에게 약한 전기 충격을 가하면서 이를 바라보는 실험대상자들의 뇌의 반응을 관찰해보니 공정한 게임자가 전기 충격을 받았을 때 남녀 뇌는 모두 고통과 관련 있는 부분이 반응을 보였다. 이는 상대방의 고통에 동정심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속이면서 게임을 한 사람이 전기 충격을 받는 것을 볼 때 여성은 같은 반응을 보였지만, 남성은 고통 관련 뇌 부위가 반응하지 않았다. 오히려 남성은 복수와 관련된 뇌 부위가 활성화했다. 설문을 통해서도 남성이 여성보다 ‘복수’하고자 하는 욕망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스테판 박사는 “다른 사람의 불행에 대한 남녀 반응이 다른 것이 생물학적 차이인지, 살면서 습득된 성역할의 차이 때문인지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그러나 이 연구 결과는 역사적으로 왜 남성이 주로 범죄자에 벌을 주는 역할을 담당했는지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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