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혐일류는 누가 뭐래도 제가 원조입니다. 또 제 주관과 감정이 담긴 만화책입니다. 논문이 아니라고요.”

최근 일본의 ‘만화 혐한류(マンガ 嫌韓流·야마노 샤린 作)’를 반박하는 만화책 ‘혐일류(嫌日流)’를 펴내 한일 네티즌들로부터 관심과 비판을 동시에 받았던 만화가 ‘양병설’(본명 방경수·55)씨가 쿠키뉴스와 단독 인터뷰를 자청했다. 지난 11일 오후 국민일보 쿠키뉴스를 방문한 방 화백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자신의 입장을 적극 표시했다.

우선 그는 자신의 ‘혐일류’가 아직 출간되지 않은 김성모 화백의 동명 만화책 ‘혐일류’를 새치기한 것 아니냐는 세간의 오해를 해명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김 화백이 내년 2∼3월 책을 내겠다고 밝혔을 때 자신은 이미 그림에 색을 입힌 뒤 마무리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일본 네티즌들이 자신의 혐일류를 논리적이지 못하다고 지적하는데 대해 “독자들의 주관적인 느낌을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러나 대부분 근거가 있다”고 반박했다. 다음은 방 화백과의 일문일답.

“난 만화계 정상급 작가다. 매도 당해 억울하다.”

-자신을 소개해달라.

△한국만화스토리작가협회 2대 회장을 역임했다. 이현세의 만화 ‘뽕짝’‘럭치기’‘블루엔젤’ 등의 스토리 작업을 7년간 썼다. 현재는 고행석의 ‘사이코’‘으악새’ 등 스토리 작업을 7년째 하고 있다. 나는 만화계 정상급 작가라고 자부한다.

-인터뷰를 자청한 이유는?

△내가 마치 김성모 작가의 혐일류를 새치기했다는 오해를 사고 있어 억울했다. 김 작가가 혐일류를 펴내겠다고 했을 때 난 이미 책을 마무리하고 있었다. 또 내 만화책을 놓고 논리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참을 수 없었다. 혐한류가 억지주장인데 혐일류가 논문처럼 논리적이어야 할 이유가 있는가? 내 작품인만큼 내 생각과 주장을 담았다. 그렇다고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얼마든지 그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

-김성모씨의 혐일류 출판소식을 듣고 왜 반응하지 않았나?

△선배된 입장에서 김성모 작가에게 연락을 취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속이 아팠다.

-아리랑이 세계의 음악 전문가들이 모인 자리에서 82%의 지지로 가장 아름다운 곡으로 선정됐다고 만화에 적었는데,근거가 있나?

△인터넷에서 봤다.

-내가 알기론 근거없는 거짓 기사로 알고 있다.

△전문가들이야 거짓인지 아닌지 금세 알겠지만 나같은 일반인들이 어찌 분간하겠는가.

“혐일류는 애국하자는 생각에 내 돈으로 출판했다.”

-혐일류를 언제 어떻게 펴내게 됐는지 설명해달라.

△지난해 여름 일본에서 혐한류로 떠들썩할 때 벌써 자료수집에 들어갔다. 지난해 9월부터 10월까지 스토리와 그림 작업을 마무리 한 뒤 올 1월 중순쯤 대형 서점에 책을 입고했다. 혐일류는 애국하자고 그렸는데 출판사 2곳에서 성공을 확신할 수 없다며 출판을 거절했다. 그래서 내가 쓸 수 있는 돈 2300만원을 긁어모아 직접 출판했다.

-혐일류 후속작을 낼 생각인가.

△솔직히 네티즌들의 반응이 이렇게 뜨거울지 예상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2탄을 낼 생각이 있었지만 네티즌들의 오해 때문에 지금은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시마네현에 정신 차리라고 책 보냈다.”

-일본측에서 취재요청을 해 온 것으로 안다.

△일본의 한 일간지에서 취재를 하고 싶다며 책을 보내달라고 했지만 서점에서 사보라고 거절했다. 또 최근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광고를 낸 시마네현에 정신 좀 차리라는 뜻으로 내 책 한 권을 보냈다. 내가 다혈질이고 감정적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같은 사람도 한 명 쯤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끝으로 한마디.

△역사적으로 일본은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혀온 존재다. 결과적으로 일본 때문에 한국이 분단됐고 전쟁까지 겪은 것 아니냐. 일본은 우리의 원수다. 한국인으로서,작가로서 애국하자는 생각에 책을 펴냈다. 좀 더 따뜻하게 받아줬으면 좋겠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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