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B의 황제, 최고의 R&B 싱어송라이터, 마이더스의 손을 가진 프로듀서(당대 최고의 인기 스타인 휘트니 휴스턴, 마이클 잭슨, 자넷 잭슨, 루더 반드로스 등에서부터 알리야에 이르는 신인 뮤지션까지 수많은 히트곡을 안겨준) 등 그를 수식하는 화려한 미사 여구들은 알 켈리가 얼마나 다재다능한 뮤지션인가를 보여준다.

알 켈리는(본명 Robert Kelly) 1969년 1월 8일, 시카고의 빈민가인 일리노이즈에서 태어났다. 홀어머니와 함께 어려운 유년기 시절을 보내던 그는 어머니 덕분에 주로 소울(Soul) 뮤지션들의 영향을 받으며 자라났다. NBA 농구선수를 꿈꾸며 지내던 그는 음악 선생님에 의해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게 되었고, 시카고 거리에서 음악을 연주하며 돈을 버는 등 음악과의 인연을 맺게 된다.

이렇게 시작된 그의 음악활동은 이후 R&B 그룹인 MGM을 만들면서 본격적으로 가속화되었다. 전국적인 음악 컨테스트인 빅 브레이크 텔레비전 쇼(Big Break Television Show)에서 우승을 하면서 주목을 받은 그는 자이브(Jive) 레코드사의 웨인 윌리엄즈(Wayne Williams)의 도움으로 그의 첫 앨범을 제작하게 된다. 1992년 그의 데뷔 앨범 [Born Into The '90's]가 발매되었고, 이 앨범은 새로운 슈퍼스타의 등장을 알렸다. 첫 싱글 곡인 'She's Got That Vibe'가 R&B 차트 10위권에 진입했고, 'Honey Love', 'Slow Dance(Hey Mr. DJ)'가 R&B 차트 정상을 차지하면서 그는 명실공히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듬해 발매된 2집 [12 Play]는 전작의 성공을 능가하여 그를 최고의 슈퍼스타로 만든다. 특히 첫 번째 싱글 컷 곡인 'Sex Me'는 골드(50만장 이상 판매)를 기록했고, 'Bump n' Grind'는 팝 싱글 차트에서 4주간 1위, R&B 싱글 차트에서는 무려 12주간 1위를 차지하는 스매쉬 히트를 기록했다. 또한 1994년에 그 유명한 알리야의 데뷔 앨범인 [Age Ain't Nothin' But A Number]와, 마이클 잭슨의 [History]에 수록된 'You Are Not Alone'을 프로듀싱해 최고의 프로듀서로서의 명성도 날리기 시작한다.

1995년 말 발표한 그의 3집 [R. Kelly]는 비평가들로부터 최고의 찬사를 받으며 4백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다. 특히 싱글 컷 된 3곡 'You Remind Me Of Something', 'Down Low(Nobody Has To Know)', 'I Can't Sleep Baby(If I)'가 모두 플래티넘을 기록하며 R&B 차트 정상과 팝 싱글 차트 5위권 내에 진입하는 히트를 기록했다. 그러나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알 켈리는 여러 쟁쟁한 뮤지션들과의 작업으로 그의 프로듀서로서의 역량을 계속 과시해나간다. 1996년 마이클 조던(Michael Jorden)과의 만남으로 영화 'Space Jam'의 사운드 트랙에 참여하게 되었고, 수록곡인 'I Believe I Can Fly'의 히트로 그 해 그래미 시상식에서 R&B 최고의 남성 보컬, 최고의 R&B곡, 최고의 영화와 TV 사운드 트랙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또한 '배트맨과 로빈' 사운트랙의 'Gotham City'의 연속 히트로 그는 R&B의 황제라는 칭호까지 얻는 등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다.

1998년 발매된 그의 4집 [R.]은 더블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전작 앨범을 능가하는 판매고를 올렸다. 'Half On A Baby', 'I'm Your Angel' 등의 곡은 팝 싱글 차트에서 1위를 기록하는 등 그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르고 계속 됐다. 그러나 화려한 게스트들이 사운드를 빛내고 있는 이 앨범에서는 그의 전작들에서 들을 수 있던 재기에 넘치는 음악적 영감과 감동은 점차 사라지는 듯한 느낌을 주며 비평가들로부터는 시큰둥한 반응을 얻어냈다. 그리고 2000년 그의 5집 [TP-2.com]이 발매됐다. 앨범 데뷔 첫 주에 1위를 기록했지만 첫 싱글 곡인 'I Wish'가 싱글 차트에 15위권에 진입하는, 그로서는 매우 초라한 성적을 거두었다. 지나치게 대중적으로 흐른 나머지 그의 장점을 잘 살리지 못한 앨범, 혹은 앨범 전체에 있어서 일관적이지 못한 혼란스러운 앨범이라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5집 앨범으로 잠시 슬럼프에 빠져있는 듯 하지만 그는 여전히 R&B의 황제로서, 또 최고의 프로듀서로서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한 그의 작품들은 여전히 인정받고 있으며 아직까지도 R&B 씬에서 없어서는 안될 최고의 뮤지션으로 손꼽히고 있다. 과거의 그가 보여주었던 뛰어난 감각과 감성, 그리고 그루브하면서도 달콤한 멜로디로 다시 한번 청자에게 감동을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