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찍대신 눈물로 25년 700승 열매
“마음을 열고 서로 눈물을 흘릴 만큼 가까워져야 최고의 팀이 될 수 있다”
자기가 맡은 대학 농구부를 세 차례 미국대학스포츠(NCAA) 남자농구 정상에 올려놓고, 현역 대학농구 감독 중 6번째로 700승을 넘어선 명장. 무려 25년 동안 미국 듀크대 농구팀을 이끌고 있는 마이크 시셉스키(Mike Krzyzewski·58) 감독은 위엄과 명성에 어울리지 않게 ‘눈물’을 소중히 여긴다.
그에게 눈물은 혹독한 훈련이 아닌 사랑을 뜻한다. 팬들과 전문가들이 승리의 원동력을 무수히 물었지만, 시셉스키는 매번 “부인과 세 딸에게서 느끼는 따스하고 섬세한 애정을 선수들에게 쏟아부었을 뿐”이라고 답한다. ‘팀이 함께 울고, 웃고, 껴안을 수 있을 만큼 마음을 충분히 연다면 승리는 바로 곁에 있다’는 게 그의 농구 철학이다.
시셉스키는1969년 미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농구선수로 뛰었다. 이후 군 부대 수석 코치 및 감독을 맡았다가 1980년까지 다시 육사 코치로 활동했다.
시셉스키가 듀크대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81년. 그가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을 때 많은 전문가들은 군대식 농구가 대학 농구와 접목되기 힘들 것으로 봤었다. 하지만 시셉스키는 주위의 예상과는 달리 ‘신바람 농구’로 팀 분위기를 바꿔가기 시작했다. 개인별 성적 기록표, 주전과 백업 개념 등을 아예 없앴다. 지나친 경쟁심과 과욕을 불러일으켜 팀 화합을 해친다는 이유에서였다. 기량에 맞춰 마음껏 뛸 수 있도록 모든 선수들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시셉스키는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에게 훈련보다는 끈임없는 대화와 포옹으로 믿음을 줬다.
효과는 서서히 나타났다. 당시 큰 주목을 못 받고 있었던 듀크대는 1986년 처음으로 대학농구 4강에 오른 데 이어 1991, 1992년 연속으로 챔피언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 2001년엔 세 번째로 우승컵을 거머쥐면서 정상 실력을 과시했다. 시셉스키는 12번이나 ‘올해의 감독’으로 뽑혔고, 2001년에는 농구인에게 최고의 영예인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새겨지면서 명실공히 ‘살아있는 전설’이 됐다.
농구팬들은 이름 이니셜(K)을 딴 ‘Coach K’라는 애칭을 그에게 붙여줬다. 그의 지도력을 다룬 10여권의 책은 많은 기업과 대학 등에서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듀크대는 그의 스포츠 철학과 경영을 접목한 연구소를 따로 운영하고 있고, 교내 캐머런 실내체육관을 아예 ‘코치 K(Coach K) 체육관’으로 명명하며 존경을 나타냈다.
학생과 제자들에게 그는 영웅이자 아버지였다. 농구경기가 듀크대에서 열릴 때마다 ‘캐머런 크레이지어스’로 불리는 수천 명의 학생 응원단들이 학교 체육관으로 몰려들고 있다. 올랜도 매직의 그랜트 힐 등 NBA에 진출한 듀크대 출신 제자들은 위기에 빠질 때면 여전히 시셉스키로부터 삶의 지혜를 배우고 있다.
지난해 7월 LA레이커스로부터 400억원에 입단제의를 받았던 시셉스키는 “25년 동안 사랑을 함께 한 학교를 떠날 수 없다. 듀크대는 값을 매길 수 없는 영원한 코트”라며 계약상 64세가 되는 2011년까지 듀크대를 맡기로 결정해 화제를 뿌리기도 했다.
듀크대는 14일(한국시각) 열린 애틀랜틱코스트디비전 결승에서 조지아텍을 69대64로 제치고 최근 7년간 6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올 정규리그를 25승5패로 마감한 듀크대는 18일부터 시작하는 미 대학농구 64강 토너먼트에서 오스틴 디비전 1번시드를 받아 통산 네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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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년간 듀크에서 621승 179패... ㄷㄷㄷ
듀크대 역전패당한거 생각하면 개안습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