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스타들 “나도 축구 팬”

배딸룡 2006.07.04 17:58 조회 수 : 352

지구촌 축제’ 2006년 독일 월드컵도 이제 8강에 돌입했다. 브라질과 독일, 잉글랜드 등 강호들이 예상대로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NBA에서 축구를 했거나 축구에 열광하고 있는 선수들을 정리해보았다.

사실, 축구와 농구만 놓고 보면 두 종목을 연관 짓기란 어렵다. 쉽게 말하면 농구는 손으로 볼을 집어넣는 운동이고, 축구는 발로 차는 운동이니 말이다. 굳이 연관을 짓는다면 네이스미스 박사가 농구라는 종목을 처음 만들 당시 축구에서 아이디어를 빌려왔다는 것 정도를 들 수 있겠다. 1891년 네이스미스 박사는 추운 날, 실내에서도 할 수 있는 단체 운동을 찾았고 그 대안으로 나온 것이 바구니를 매달아놓고 하는 경기였다. 초창기 농구는 한 팀이 득점하면 축구처럼 중앙선에서 다시 경기를 시작했다. “그것이 서로에게 공평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 전해진다. 기록에 의하면 당시 사용되었던 볼도 축구공이었다고. 오늘날처럼 아웃-오브-바운즈 상황에서 공격권이 넘어간 것은 그로부터 40년 가까이 지난 뒤였다.

이를 제외하면 축구와 농구의 연관성을 찾기 힘들었다. ‘팀 스포츠’로서, 조직력과 강인한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렵다는 것은 공통점이라 할 수 있겠지만 말이다.

세계를 뜨겁게 달구는 월드컵 축구이지만, 사실 미국에서 축구는 비인기 종목이다. ABC가주관 방송사가 된 2006년 독일 월드컵은 예년에 비해 시청률이 많이 상승했지만 여전히 ‘FOOTBALL’은 미식축구를 위한 단어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Melting Pot’이라 불리는 거대한 미국 땅에 유럽인들의 진출이 증가하고, 중남미인들의 거주가 늘어나면서 미국 내 축구의 관심은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 이는 NBA에서도 마찬가지이다. NBA 로스터를 살펴보면 어렸을 때 축구를 했거나, 축구인을 가족으로 두고 있는 선수, 혹은 축구로부터 영향을 받은 선수들을 볼 수 있다.

축구 선수 출신
나이지리아 태생의 하킴 올라주원(은퇴)은 17살때까지 나이지리아 청소년 대표로 활약했다. 농구는 15살부터 시작했지만, 골키퍼로서의 능력도 상당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그의 큰 키에 매료된 스카우트의 눈에 띄어 미국에 올 수 있었고, 이후 농구에 눈을 떠 휴스턴 대학을 거쳐 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NBA 휴스턴 로케츠의 ‘얼굴’ 로 활약했다. NBA에서 두 번이나 우승했던 그는 “축구에서나 농구에서나 내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그리 다르지 않았다. 골키퍼로서, 나는 상대의 골을 막아내는 것이 임무였다. 그리고 그러한 경험은 농구에서도 영향을 주었다. 블록 슛을 할 때 상대 타이밍을 읽거나, 방향을 예측하는 데 있어 도움이 된 것 같다”라고 밝힌 바 있다.

올라주원처럼 유럽이나 아프리카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농구를 배운 선수들 중에는 어린 시절 축구선수로 활약한 이들이 많다. 서가나 좁(세네갈, 댈러스 매버릭스), 사무엘 달렘베어(아이티, 필라델피아 76ers), 루벤 붐췌붐췌(카메룬, 올랜도), 페자 스토야코비치(세르비아-몬테니그로, 인디애나 페이서스) 등이 대표적으로 10대 중반까지도 축구를 즐겼고, 팀이 있었지만 키가 커버린 탓에 농구로 전향했다고 전해진다. (스토야코비치의 어린 시절 우상은 마라도나였다.)

‘축구 강국’ 브라질 출신의 NBA 선수들은 말 할 것도 없다. 모든 것이 축구가 중심인 브라질에서 농구를 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프로리그는 존재하지만, 임금 체불은 예삿일이고, 협회가 중계권 계약에 난항을 겪는 일은 그리 어색한 일이 아니다. 전 브라질 청소년 대표팀 감독이었던 호세 마리노 씨는 필자에게 “예전에는 연습 시합을 갖고 싶어도 연습 상대에게 줄 돈이 없어 시합을 못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린드린뇨 발보사(피닉스 선즈)와 네네(덴버 너게츠)는 브라질에서 농구 인기를 끌어올리는 주역이 되고 있다. 물론, 여전히 축구 인기의 발 끝에도 못 미치지만, ESPN을 통해 그들의 경기가 생중계 되고 있고 NBA도 그들을 홍보대사로 임명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농구는 10살 때부터 했다던 네네는 “축구는 생활이었다. 그러나 14살에 농구에 전념하기 위해 축구는 더 이상 하지 않았다. 늘 마이클 조던과 매직 존슨을 동경했다”고 말한 바 있다.

린드린뇨 발보사도 마찬가지. 그는 축구 선수는 하지 않았지만 곧잘 동네 친구들과 함께 공을 차며 이곳 저곳을 돌아다녔다고. 그러나 농구를 배운 후에는 테니스 공으로 드리블을 치며 볼 핸들링 실력을 키울 정도로 열성적이었다고 한다. 호나우딩요와는 어렸을 때부터 친구 사이였고, 메신저를 통해 가끔 안부를 묻는다는 발보사는 “브라질의 여섯 번째 우승을 기대한다”고 자신했다. 6월 29일 현재 정확히 50일을 남겨두고 있는 2006년 세계 선수권 대회 출전을 위해 몸을 만들고 있는 그는 여건이 되면 독일에서 브라질의 정상등극을 지켜보겠노라고 전했다.

우리도 축구 팬
그런 발보사가 피닉스에서 기분 좋게 축구 얘기를 할 수 있는 것은, 팀에 그 못지 않은 축구 매니아가 한 명 더 있었기 때문이다.

바로 스티브 내쉬가 그 주인공이다. 두 시즌 연속 MVP를 수상한 내쉬는 가족들이 축구 선수였다. 아버지 존 내쉬는 남아공에서 축구 선수로 활약했고, 동생 마틴 내쉬는 캐나다 국가대표팀 멤버로서 미국 MSL(댈러스 사이드킥스)과 잉글랜드 3부 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여동생 조안나 내쉬 역시 빅토리아 대학에서 축구 선수였다. 이들 남매는 어렸을 때부터 축구를 하면서 자랐다고 하는데, 내쉬가 경기 중에 보이는 신기에 가까운 풋-워크는 축구로부터도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스로도 “축구를 했던 것이 바디 콘트롤이나 풋-워크에 도움이 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내쉬는 2005년 올스타 슬램덩크 컴피티션에서 아마레 스타더마이어에게 헤딩으로 패스를 띄워주는가 하면, 농구공으로 힐 슛을 하는 등 축구에 있어서도 재능을 보인 바 있다.

내쉬와 댈러스 매버릭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덕 노비츠키도 축구 팬. 플레이오프 기간 있었던 독일의 개막전 승리에 기뻐했던 그는 “축구는 잘 못하지만, 우리 축구는 좋아한다. 결승에 올라가면 시간이 맞을 것 같다. 꼭 가서 보고 싶다”고 말했다.

보리스 디아우(피닉스 선즈) 역시 축구 팬. 오는 7월2일(한국시간) 그의 조국 프랑스는 브라질과 4강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과연 팀 동료인 발보사와 디아우는 어떤 심정일까.

그 외 히도 터코루(터키, 올랜도 매직), 토니 파커(프랑스, 샌안토니오 스퍼스) 에드왈도 나헤라(멕시코, 덴버 너게츠), 토니 쿠코치(크로아티아, 밀워키 벅스) 등 유럽 출신 선수 대부분이 어린 시절 영향으로 축구를 즐겨보고 좋아하는 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출신의 마누 지노빌리(샌안토니오 스퍼스)의 반응은 이들과는 다소 다르다. 아르헨티나에서는 ‘농구계의 마라도나’로 불리기도 했던 지노빌리이지만, 그는 축구를 그리 좋아하지 않고 관심도 보이지 않는다. 그는 늘 인터뷰에서 “어렸을 때 모두가 축구를 좋아했고, 여전히 우리 나라는 축구가 거의 전부이지만, 나는 농구만 생각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 말해왔다.

한편, 축구 선수 중에서는 데이비드 베컴(잉글랜드), 안드레이 쉐브첸코(우크라이나), 호나우두 (브라질) 등이 NBA 팬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쉐브첸코는 어린 시절 우상이 마이클 조던이었고, 아들 이름 역시 조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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