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모던록밴드 체리필터가 더 세련되고 정제된 사운드로 돌아왔다.
지난 2003년 8월 3집앨범 ‘오리날다’ 이후 만 3년만의 정규앨범 ‘Peace&Rock‘n Roll’을 21일 발매한다. 3집 활동 종료 후 2004년 후반기부터 곡작업에 돌입해 2년여의 공을 들인 만큼 기대도 크다. “음악이 더욱 세련되고 잘 다듬어졌다”는 게 자평이다.

그들의 대표적인 히트곡인 2집의 ‘낭만고양이’나 ‘내게로 와’. 3집의 ‘오리날다’는 스스로 평가하기에 “당시 앨범의 수록곡 중 가장 촌스러웠다”고 했다. 귀에 쏙 들어오는 쉬운 멜로디와 가사로 인기를 모았지만 이 노래들로만 체리필터를 평가하기에는 스스로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낀다. 총 12트랙이 삽입된 이번 앨범이야말로 그들이 지닌 다양성을 평가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타이틀곡인 ‘Happy Day’는 어쿠스틱한 피아노 사운드. 발랄함과 경쾌함이 어우러진 메인 테마가 인상적인 모던록이다. 톡톡 튀는 가사와 밝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이미지와 크게 다르지는 않다. 반면 1번 트랙의 ‘Revolution A.D’는 아름다운 멜로디에 모던하고 하드코어적인 사운드를 가미시켜 변화된 체리필터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앨범 타이틀과 같은 ‘Peace&Rock‘n Roll’ 역시 도입부에는 한 여름의 바닷가를 연상시키는 가벼운 스카리듬이 나오지만 이후 빠른 템포의 직선적인 사운드가 어우러져 새로운 느낌을 자아낸다.

체리필터가 이처럼 좀더 자유롭고 세련된 음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스스로 마련한 녹음실의 영향이 컸다. 이들은 3집 활동 종료 후 그동안 활동하면서 모은 돈을 총동원해 서울 홍대 부근에 녹음실을 마련했다. 보컬 조유진은 “연습환경이 자유로워졌다. 스케줄에 구애받지 않고 작업하면서 부담감이 사라졌다”며 “이를 기반으로 훨씬 편안하게 다양한 여러가지 창법을 시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일본의 재능있는 프로듀서 겸 디지털 디자이너 INA가 공동 작업을 함으로써 더욱 완성도 높은 앨범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체리필터는 오는 26일 MBC ‘쇼굩 음악중심’에서 4집 수록곡들을 선보이며 컴백무대를 갖는다.

김상호기자 sangho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