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과 항우의 차이

배딸룡 2006.10.31 07:59 조회 수 : 311

기원전 3세기말 명문가 출신인 항우와 중농 출신에 불과했던 유방은 중국 천하를 놓고 자웅을 겨뤘다. 이 둘의 싸움에서 객관적 힘의 열세와 개인의 능력 부족에도 불구하고 유방이 천하를 통일하고 한(漢)나라를 열었다. 명문가 출신의 똑똑한 항우는 자신의 능력을 믿었기 때문에 주위 사람의 말을 무시했다. 그러나 출신이 별 볼일 없었고 자신의 능력이 부족함을 알았던 유방은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들었다.

자신의 능력을 과신한 항우는 동료나 부하들의 의견보다는 자신의 판단에 따라서 모든 일을 결정했다. 그는 동료나 부하들의 의견을 자신의 생각보다 못한 것으로 여겼다. 이 때문에 그는 주변의 경고와 충고를 무시하고 독단으로 일을 진행했다. 심지어 자신의 판단에 이의를 제기하는 부하들에게는 오히려 가혹한 형벌을 내리기도 하였다. 이런 일들이 계속되자 조직과 국가 발전을 위해서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려는 부하 장수들과 신하는 말문을 닫아 버렸다.

그러나 똑똑하되 조금은 게으르며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 유방은 혼자서 모든 일을 처리하지 않았다. 유방은 보다 많은 권한을 부하 장수와 신하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는 동료와 부하들의 의견을 경청하였고 그들을 잘 활용하였다. 하지만 유방은 수수방관만 하지는 않았다. 필요할 때는 부하들의 잘못된 정책방향이나 보고 등에 대하여 명확하게 방향을 잡아 주기도 하였다. 이런 일들이 계속되자 동료나 부하들은 자연히 유방을 존경하게 되었고, 그를 믿고 따르게 되었다.

유방이 항우를 이긴 이유는 다양하다. 결정적인 것은 유방은 항우에 비해서 낮은 데로 임하였고, 낮은 데로 임한 그에게 많은 인재들은 몰려들었다는 것이다. 유방은 그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서 잘 활용하였다.유방은 자신의 판단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할 때는 과감하게 자신의 의견을 철회하기도 하였다. 이런 통치철학은 신하들에게 자연스럽게 전달되었다. 그 상황에서의 한나라는 자신의 길이 아니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스스로를 낮추어서 자리를 양보하기도 하였다. 자신의 자리가 아니면 있지를 말 것이며, 길이 아니면 가지를 마라는 지혜를 유방은 몸과 마음으로 실천하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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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는 인정이 많았지만, 부하들에게 자신의 것을 아낌없이 나눠주는 타입의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이에 대해 한신은 " 항왕은 가난한 사람을 보면 자신의 음식을 나눠줄 만큼 인정이 많지만, 부하들을 요직에 임명할때는 그것이 아까워 인수가 깨질때까지 만지작 거리기만 합니다. 이는 아녀자의 인일 뿐입니다. " 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유방과 상당히 대조적으로, 유방은 자신에게 도움을 주었던 한신, 경포, 팽월등을 미리 왕으로 삼아 그들로 하여금 힘을 다하게 하였지만, 항우는 그렇지 못했기에 부하들이 힘껏 싸우려 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항우의 진영에서 충성스런 장수가 손에 꼽을 수 있는 까닭도 여기 있습니다.


항우는 자신에게 대항하는 자들에게 있어서는 잔혹했습니다. 일찍이 항우가 진나라를 멸망시키기 위해 한 성을 공략할때, 그 성이 어렵게 함락되자 분을 못참고 성의 모든 남자들을 학살한 일이 있었습니다. 또한 진나라의 투항병 20만이 불손한 움직임을 보이자 모두 생매장을 해버린 일도 이러한 항우의 기질을 잘 말해줍니다. 따라서 항우는 아군과 적군에게 모두 공포감을 심어주기에 충분했고, 항우의 밑에서 아군은 언제 목이 떨어질지 몰라 전전긍긍하였고, 적군도 항우에게 패해 죽는것을 두려워하였기 때문에 목숨을 걸고 대항했던 것입니다. 이것이 항우의 힘을 빼놓는 요인의 한가지로 작용했습니다.


또하나, 항우는 항상 스스로 군대를 거느리고 싸웠습니다. 그러기에 항우는 천하를 다투는 내내 성고, 영양지방에서 유방이 공격해오면 유방을 맞싸워 격퇴하고, 그틈을 노려 팽월이 제,양땅에서 게릴라를 펼치면 군대를 그쪽으로 돌려 팽월군을 격파하는 일을 반복했습니다. 이로써 막강한 항우군은 갈수록 피폐해저 전력이 약화되었으며, 이는 항우가 패한 중요한 요인이었습니다.


주요 보급로가 없었다는 것도 항우의 패인중 하나입니다. 유방은 항우에게 매번 패했지만, 언제나 관중과 한중에서 소하가 충실히 군사와 군량등을 보급해주었기 때문에 금새 힘을 확보했습니다. 그러나 항우는 그러한 보급로도, 또 원활한 보급을 해줄 인물도 가지지 못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사등용에 대해서도 항우는 패인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유방은 천하의 대세에 대한 일은 장량의 말을 전적으로 신임하였고, 군사는 모두 한신에게 위임하였으며, 내정은 모조리 소하에게 맡겨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배정하여 그 힘을 다하게 하였습니다. 물론 항우진영에도 범증, 계포, 종리매 등의 인물이 많았지만 항우는 근본적으로 부하를 잘 믿지 않는 사람이었고, 부하에게 자신의 전권을 나눠줄 수 있는 인물도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항우는 자신을 따르는 인재들이 그 재능을 있는힘껏 발휘하게 해주지 못했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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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 뛰어난 사람은 자기 자신이 나서지않는다.. 뛰어난 인물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지..
흠 이걸보니 조조하고 원소의 관도대전과 비슷하군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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