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23일, 온라인 게임머니의 현금화를 불법으로 규정한다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이 알려지면서 발칵 뒤집힌 회사가 있다. 바로 국내 아이템 현금 거래 시장의 5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아이템베이'이다.



아이템베이는 이미 잘 알려진 것처럼 국내의 상당 수 게이머들이 아이템 또는 게임머니를 현금으로 구입하는 대표적인 사이트로, 2005년 거래 규모만 3,000억원에 육박할 만큼 매년 급성장을 계속해 왔다.



비록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떨어 뜨린다는 이유로 게임 제작사들의 차가운 시선을 받기도 했지만, 사이버수사대와 협조해 범죄를 막고 아이템 현금 거래를 양성화 하는데 일조했으며, 최근 들어서는 게임산업협회와 함께 고스톱이나 포커 같은 도박성 게임의 현금 거래를 원천적으로 막기도 하는 등 어느 정도 긍정적인 효과도 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현금 거래를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진법') 일부개정안(대안) 중 제32조 제1항 제7호에 대한 아이템베이의 반발은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부분이 있다.



이에 게임샷은 23일 이후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아이템베이의 '박형신' 이사를 만나보았다.



게임샷 : 최근 몇일간 매우 긴박했을 것 같다. 요즘 아이템베이의 현황은 어떠한가?



박형신(이하 박) : 말 그대로 초비상이다. 어제(11월 30일) 있었던 아이템 현금 거래 관련 공청회에 참석한 후 법적 대응이나 관련 법규를 준비 중이다. 지금 심정을 이야기하자면 게임산업협회에 엄청난 배신감을 느끼고 있으며, 이번 사태 자체가 안타깝다. 하다. 특히 이해 당사자인 우리와 협의도 없이 이렇게까지 일을 진행한 것에 분노하고 있다.



게임샷 : 이번 법안은 게임머니의 현금화만 막고 있지 아이템의 현금화는 막고 있지 않다. 어느 정도 타격은 있겠지만 아이템 현금 거래만 중개해서 사업을 계속해도 되지 않나?



박 : 과거에는 게임 아이템의 현금화 비율 중 아이템이 단연 높았지만 최근에는 게임머니의 비율이 절대적이다. 정확한 수치는 알 수 없지만 최소 50%에서 많게는 60%까지 된다. 즉 이번 법안이 시행된다면 매출의 50-60%가 날아가는 셈이다.



게임샷 : 아이템베이가 어떤 회사인지 알려달라



2001년 개인 사업자로 출발해 2002년 9월 자본금 3억원으로 창립한 아이템 중계 업체이다. 2002년 4월 20억 정도의 매출을 올린 후 매년 성장해 지난 해에는 2,890억원의 거래량과 14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006년에는 약 3,500억원의 거래량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며, 직원은 약 180여명으로 그 중 110명은 고객지원센터의 직원들이다. 지분은 임직원들과 기관 투자자들에게 다양하게 배분되어 있다.



게임샷 : 열린우리당 의원이 지난 국감에서 2005년 국내 아이템 현금 거래 시장은 약 8,300억원이라고 발표했는데 아이템베이가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2,890억원은 좀 적어 보인다.



박 : 우의원이 발표한 수치는 아이템 중계 사이트와 직거래를 합친 수치로 보인다. 우리가 파악한 수치는 직거래를 제외한 것으로 약 6,500억원으로 파악하고 있다.



게임샷 : 해외 아이템 중계 업체인 IGE가 아이템매니아를 인수한 후 아이템베이도 인수하려 했다가 불발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지금은 어떠한가?



박 : 여전히 협상 중에 있다. 다만 외부에 알려진 것처럼 서로간에 금액이 맞지 않아 거래가 성사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관련 법규나 기타 등등 거쳐야 할 것이 많아 협상이 지연되고 있을 뿐이다.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현재는 성사될 가능성이 희박하다.



게임샷 : 얼마전 아이템베이가 배포한 보도자료 문구 중 게임머니의 현금 거래를 금지하는 게진법의 부당성을 지적하며 한국 중계 업체가 도산하면 유저들이 해외 업체를 이용할 것이고, 이러면 외화 유출이라는 논리를 주장했는데 이 주장대로라면 아이템베이가 IGE에 팔리는 것 자체가 외화 유출 아닌가?



박 : 그것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본다. 설사 아이템베이가 IGE에 팔렸다고 해도 한국 직원이 한국에 상주하며 서버도 한국에서 운영하는데 무슨 외화 유출인가. 게다가 한국의 실정법도 지키면서 회사를 운영하므로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게임샷 : 이번 법안이 통과되면 해외로 서버를 옮기는 방법도 있을 텐데 생각해 보았는가?



박 : 우리는 한국 업체이고 한국 실정법을 지키며 사업을 하고 싶다. 솔직히 서버만 해외에 두고 운영은 한국에서 하는 것이 가능하겠는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이야기이다.



게임샷 : 이번 법안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 보는가?



비지니스 모델이 없어진다는 것이다. 최근 게임 업체들도 이러한 비지니스 모델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이런 법안이 곧 통과할 예정이라니 어처구니가 없다. 소니 역시 최근 '에버퀘스트 2'의 현금화 서버를 통해 자체적으로 월 200만달러(한화 19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지 않은가?



게임샷 : 곧 있으면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실제 법효력을 발휘할 예정인데 구체적인 대안이 있는가?



박 : 헌법소원이나 다른 방법을 강구하겠지만, 이 사태가 안스러워 이 나라를 떠날 것 같다.



게임샷 : 아이템 현금 거래로 인한 범죄가 많은데 아이템 중계사들이 이를 부추긴다는 시선은 어떻게 보는가?



박 : 절대 우리들이 아이템 현금 거래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솔직히 작업장 때문에 피해보는 곳이 어디인가? 바로 게임 업체들과 유저들이다. 우리는 그런 점에서 일정 부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지 않는가? 우리는 게임업계와 상생 하고 싶다.



게임샷 : 아이템베이측은 이번 법안이 유저들의 재산권 침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게임회사의 약관에 의거하면 아이템은 게임회사의 자산이다. 이를 어찌 재산권 침해라고 주장할 수 있는가?



박 : 법리적인 측면에서 게임회사의 재산이라는 것은 인정한다. 다만 그 획득 과정에서 발생한 노력과 가치는 어떻게 유저들에게 보상해 줄 것인가? 아이템에 대한 재산권까지는 인정해 주지 못해도 이용권 정도는 인정해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아이템의 부가가치를 높인 게이머의 권리를 인정해 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게임샷 : 법안의 본회의 통과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사후 대책은 있는가?



박 : 급작스럽게 당한 일이라 구체적인 대안은 아직 없는 상태이다. 그리고 해외로 서버를 이전하는 것처럼 실정법을 위반하면서까지 회사를 운영할 생각도 없다. 헌법소원 같은 법적인 방법으로 대응하하겠다. 좀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이도저도 안 되면 대한민국을 떠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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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거 사라져도 거래할놈들은 다한다 ㅉ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