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주가 자신이 보유한 구단의 실력을 너무 무시했다. 구단주의 잘못된 선택 탓에 24년만에 미국프로농구(NBA) 서부컨퍼런스 결승에 진출한 덴버 너겟츠의 라이벌은 LA 레이커스가 아닌 미국프로레슬링 단체 WWE(World Wrestling Entertainment)가 됐다.

덴버와 레이커스의 서부컨퍼런스 결승 4차전은 오는 26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주 덴버 펩시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다. 문제는 덴버의 구단주이자 펩시센터의 소유주 스탄 크론케가 자신의 팀이 5월 중순까지 살아남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하고 이날 경기장을 WWE에 임대해줬다는 것이다.

WWE는 26일 펩시센터에서 '먼데이 나이트 로(Monday Night Raw)'라는 자체 프로그램을 개최하기로 한 상태다. 작년 8월에 예약을 했고 지난 4월 계약을 최종 확정지었다. 바로 2008-09 NBA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가 열린 날이었다.

빈스 맥마흔 WWE 사장은 공식 홈페이지(www.wwe.com)를 통해 크론케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덴버가 올시즌 매우 강한 팀이었고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가 보유한 팀이 5월26일로 예정된 플레이오프 경기를 치르리라는 믿음이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오래 전에 체결된 임대계약을 무효화시키기는 어렵다. 티켓판매도 상당 부분 진행됐다. 이에 따라 덴버는 NBA 사무국에 공문을 보내 일정 조정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덴버는 지난 5년 연속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보통 4월말에서 5월초에 시즌이 끝났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정규시즌에서 서부컨퍼런스 2번시드를 확보했고 뉴올리언스 호네츠, 댈러스 매버릭스를 완파해 1라운드에 이어 2라운드의 벽을 넘어섰다.

NBA는 5월24일과 26일을 서부컨퍼런스 결승 3,4차전이 열리는 날로 편성했다. 변수는 장소였다. 서부컨퍼런스 승률 1위인 레이커스가 휴스턴 로케츠를 꺾고 결승에 오르면서 덴버가 3,4차전 개최지로 결정됐다. 만약 휴스턴이 결승에 진출했다면 NBA 경기와 WWE 이벤트는 26일 각각 휴스턴과 덴버에서 사이좋게(?) 개최될 수 있었다.